
한국 환경운동의 큰 후원자이자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인 구요비(세례명 욥) 신부가 포이동 주임신부에서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영전했다. 종교인이 더 큰 책무를 받는 일을 영전 따위 세속적인 말로 축하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부분인 환경보건 분야에서 거센 물살 속의 다리처럼 아프고 가난한 이들의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가 비록 더 큰 책임을 지게 되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더라도 권한 또한 커질 것이므로 그에게 용기와 힘을 얻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영전 이상의 말로 축하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8월 17일 주교 서품을 받는 그를 미리 만났다.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목활동을 부탁드리자 그는 ‘살아 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이라는 이레네오 성인의 말로 당신이 무엇을 위해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 함축적으로 답했다.
1981년 사제 서품 받기 전 신학생 때 공단에 위장취업한 전력이 있다. 무슨 생각이었나?
“노동사목에 관심이 많았다. 노동자들은 당시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물질의 가난이 영혼의 가난이 되지 않도록 일하고 싶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역을 궁구하고 행동하는 프라도사제회에 든 것도 그런 생각이 이어진 결과였다.”
한국에서 현직으로 계신 추기경 포함 27명의 주교 가운데 한 분이 되었다. 주교가 되면서 산과 바다, 성찬의식을 심벌화한 문장을 만들었다. 문장에 담긴 의미는?
“산은 인간이 신을 만나는 영적 공간이다. 바다는 사람의 세상이자 하느님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역사하는 터전이다. 성체성사는 예수의 피와 살을 먹는 행위, 교회생활의 중심이다. 세상의 바다에서 교회 공동체 속에서 덕을 쌓고 구원의 길로 가자는 뜻이다. 슬로건인 ‘sequere me(나를 따르라)’는 예수께서 유언으로 남기신 말씀으로 당신을 세상에 전하는 자, 제자로 살라 하신 말씀이다. 우리 모두가 그분의 제자로 살자는 뜻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구제를 위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했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죄와 벌’이 아니라면 그들이 입은 피해 구제가 법제도를 통한 물질의 구제에만 머물 순 없을 듯하다. 어찌해야 우리 사회는 그처럼 무고한 피해자들을 다시 만들지 않게 될 것인가?
“어떤 것이 더 효용이 클까 따지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가치관은 사람의 존엄과 생명의 소중함조차 당장 얻게 될 이익보다 천시하는 생각과 행동으로 나타난다. 성서 이사야서에 하느님이 보시기에 우리 인간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이자 귀염둥이들’이라고 하셨다 이른다. 그토록 소중한 존재인 우리, 우리의 생명이 상처받고 버려진 사건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 그들의 치유는 경제적 이익을 도모해 주는 물질의 보상만으로는 안 된다. 하느님께서 가장 소중하다 하신 생명을 이익을 위해 무시했다는 반성과 회오의 통찰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런 마음이라야 진정한 치유를 시작할 수 있다. 가해자들의 반성과 사과가 그런 사회적 회개의 차원에서 선행되고 용서를 구해야 피해자들도 비로소 용서하고 자기를 치유할 계기를 가지게 된다. 환경단체들은 바로 그런 상처의 치유를 돕는 활동을 지지치 않고 계속해 주기 바란다.
향후 사목활동의 비전 가운데 환경보건 부문과 관련된 계획이 있는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셨다.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파괴하고 있다고도 하셨다. 성직자로서 우리들의 집을 지키기 위한 현장으로 가겠다. 가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도 대화하겠다.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이들을 격려하고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계속하겠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겠다.
구요비 주교(67세)는 198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86년 구로동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해 구로공단 공해추방운동을 교회공동체 차원에서 전개하고 <카톨릭노동청년회> 출신 조수자 씨와 성당 내에서 반공해운동에 참여하던 안정선, 문수정 씨 등이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도록 지도했다. 이후에도 한국 환경운동의 지원자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다가 6년 전부터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로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석면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활동에 진력해왔다. 2017년 6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구 신부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했고 8월 17일 명동성당에서 주교 서품식이 거행됐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한국 환경운동의 큰 후원자이자 지도자 가운데 한 분인 구요비(세례명 욥) 신부가 포이동 주임신부에서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영전했다. 종교인이 더 큰 책무를 받는 일을 영전 따위 세속적인 말로 축하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부분인 환경보건 분야에서 거센 물살 속의 다리처럼 아프고 가난한 이들의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가 비록 더 큰 책임을 지게 되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더라도 권한 또한 커질 것이므로 그에게 용기와 힘을 얻는 이들에게는 분명히 영전 이상의 말로 축하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8월 17일 주교 서품을 받는 그를 미리 만났다.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 사목활동을 부탁드리자 그는 ‘살아 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이라는 이레네오 성인의 말로 당신이 무엇을 위해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 함축적으로 답했다.
1981년 사제 서품 받기 전 신학생 때 공단에 위장취업한 전력이 있다. 무슨 생각이었나?
“노동사목에 관심이 많았다. 노동자들은 당시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물질의 가난이 영혼의 가난이 되지 않도록 일하고 싶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역을 궁구하고 행동하는 프라도사제회에 든 것도 그런 생각이 이어진 결과였다.”
한국에서 현직으로 계신 추기경 포함 27명의 주교 가운데 한 분이 되었다. 주교가 되면서 산과 바다, 성찬의식을 심벌화한 문장을 만들었다. 문장에 담긴 의미는?
“산은 인간이 신을 만나는 영적 공간이다. 바다는 사람의 세상이자 하느님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역사하는 터전이다. 성체성사는 예수의 피와 살을 먹는 행위, 교회생활의 중심이다. 세상의 바다에서 교회 공동체 속에서 덕을 쌓고 구원의 길로 가자는 뜻이다. 슬로건인 ‘sequere me(나를 따르라)’는 예수께서 유언으로 남기신 말씀으로 당신을 세상에 전하는 자, 제자로 살라 하신 말씀이다. 우리 모두가 그분의 제자로 살자는 뜻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구제를 위해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했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죄와 벌’이 아니라면 그들이 입은 피해 구제가 법제도를 통한 물질의 구제에만 머물 순 없을 듯하다. 어찌해야 우리 사회는 그처럼 무고한 피해자들을 다시 만들지 않게 될 것인가?
“어떤 것이 더 효용이 클까 따지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가치관은 사람의 존엄과 생명의 소중함조차 당장 얻게 될 이익보다 천시하는 생각과 행동으로 나타난다. 성서 이사야서에 하느님이 보시기에 우리 인간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이자 귀염둥이들’이라고 하셨다 이른다. 그토록 소중한 존재인 우리, 우리의 생명이 상처받고 버려진 사건이 가습기살균제 사건이다. 그들의 치유는 경제적 이익을 도모해 주는 물질의 보상만으로는 안 된다. 하느님께서 가장 소중하다 하신 생명을 이익을 위해 무시했다는 반성과 회오의 통찰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런 마음이라야 진정한 치유를 시작할 수 있다. 가해자들의 반성과 사과가 그런 사회적 회개의 차원에서 선행되고 용서를 구해야 피해자들도 비로소 용서하고 자기를 치유할 계기를 가지게 된다. 환경단체들은 바로 그런 상처의 치유를 돕는 활동을 지지치 않고 계속해 주기 바란다.
향후 사목활동의 비전 가운데 환경보건 부문과 관련된 계획이 있는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구를 우리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셨다. 우리 인간의 이기심이 파괴하고 있다고도 하셨다. 성직자로서 우리들의 집을 지키기 위한 현장으로 가겠다. 가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도 대화하겠다.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이들을 격려하고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계속하겠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겠다.
구요비 주교(67세)는 198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1986년 구로동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해 구로공단 공해추방운동을 교회공동체 차원에서 전개하고 <카톨릭노동청년회> 출신 조수자 씨와 성당 내에서 반공해운동에 참여하던 안정선, 문수정 씨 등이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도록 지도했다. 이후에도 한국 환경운동의 지원자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다가 6년 전부터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로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석면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활동에 진력해왔다. 2017년 6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구 신부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했고 8월 17일 명동성당에서 주교 서품식이 거행됐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