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를 살리자”를 외치며 지난 4월부터 해양환경 보호 활동을 진행해온 환경연합 해양서포터즈가 지난 8월 20, 21일 제주 월정리 해변을 찾았다. 제주 월정리 해변은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지이지만 해양오염 현장이기도 했다. 해변 곳곳에서 널려 있는 쓰레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수박만한 크기의 플라스틱 부표는 파란 하늘 아래 월정리 해변을 뒹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다 위를 떠다녔는지 동그란 플라스틱 부표는 색이 바랬다. 하지만 “HAWAII OCEAN”란 글자는 선명했다. 제주와 하와이는 직선거리로 약 7500킬로미터, 아마도 북태평양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돌거나 적도 반류를 타고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이곳 제주 월정리까지 흘러왔을 터다.

그 옆으로 플라스틱 물병도 발견됐다. ‘益口甘泉(익구감천)’이라는 글자 옆으로 중국에서만 사용되는 간체자들이 플라스틱 물병을 감싸고 있었다. 중국어가 쓰인 플라스틱 어구도 발견됐다. 어망을 가라앉혀 자리를 잡는 용도로 쓰이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바다 속에 있었는지 조개류가 플라스틱 덩어리를 집 삼아 살고 있었다. 중국산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후에도 쉽게 발견됐다. 일본에서 온 쓰레기도 발견됐다. 하와이에서 온 부표처럼 북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까지 왔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다로 흘러들어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첫 번째 정류장 같았다.

하와이와 중국, 일본 등 외국발 플라스틱 쓰레기도 충격이었지만 그 양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았다. 월정리 좁은 해변에서 짧은 시간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웠을 뿐인데 자루가 넘쳐났다. 놀라움은 경악으로 변했다. 90퍼센트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일회용 음료 플라스틱병부터 빨대, 비닐 등 생활에서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쓰레기가 대다수였다. 월정해변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지역 주민들이 주변 환경관리를 하는 곳이다. 주변을 돌다 보니 한쪽 구석에 관광객들이 사용한 쓰레기가 한 무더기 쌓여있었다.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이나 물병이다. 담배꽁초처럼 작은 쓰레기는 해변이나 바위틈에서 더 잘 발견됐다. 이런 쓰레기들은 무게가 워낙 가볍다 보니 바닷바람에 쉽게 길과 해변에 나뒹굴었다.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이 좁은 해변도 이러할 진데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OCEAN CONSERVANCY>의 조사에 따르면 담배꽁초,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식물 용기, 병뚜껑, 플라스틱 음료병, 컵, 유리병, 캔, 빨대, 종이봉투 순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를 떠돌고 있는데 이들 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의 79퍼센트에 달한다고 한다.

바다에서 보이는 대부분 쓰레기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다. 연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바다 밑에 가라앉아 바다 생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화학반응으로 바다 속에 있는 독성물질을 품고 물고기의 먹이로 돌아간다. 인류가 만들어낸 쓰레기가 다시 인류에게 돌아오는 안타까운 순환과정이다.
최근 로드 아일랜드 대학에선 북극에 내리는 눈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쓰레기의 순환과정이 더 단순화됐다.
대안은 무엇일까? 생산, 정책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답이다. 쓰레기가 생산된 후에 수거하는 방법이 현 상황에서 필요한 건 사실이다. 쓰레기 문제는 생산부터 사용 후처리까지 모두 고려해야만 하는 복잡함이 있다. 생산에서는 문제가 되는 화석원료 재료의 대체가 시급하게 필요하다.

환경연합 해양서포터즈는 지난 8월 20~21일 제주 월정리 해변에서 해양정화 및 캠페인을 진행했다
캘리포니아는 2016년 빨대의 사용을 금지하고 2018년 비닐봉지의 사용을 금지했다. 쉬운 정책결정도 아니었고 업계의 저항도 심했지만,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결단을 내린 후 거리에선 버려진 비닐봉지를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빨리 구매하고 버리는 생활습관을 ▲신중히 구매하고 ▲잘 관리하고 ▲오래 사용하고 ▲고치고 다시 사용하는 습관으로 변화해야 한다.
인류에게 쓰레기는 불편함을 넘어 생존으로 다가왔다.
글・사진 /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해양 활동가
“바다를 살리자”를 외치며 지난 4월부터 해양환경 보호 활동을 진행해온 환경연합 해양서포터즈가 지난 8월 20, 21일 제주 월정리 해변을 찾았다. 제주 월정리 해변은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지이지만 해양오염 현장이기도 했다. 해변 곳곳에서 널려 있는 쓰레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
수박만한 크기의 플라스틱 부표는 파란 하늘 아래 월정리 해변을 뒹굴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다 위를 떠다녔는지 동그란 플라스틱 부표는 색이 바랬다. 하지만 “HAWAII OCEAN”란 글자는 선명했다. 제주와 하와이는 직선거리로 약 7500킬로미터, 아마도 북태평양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돌거나 적도 반류를 타고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이곳 제주 월정리까지 흘러왔을 터다.
그 옆으로 플라스틱 물병도 발견됐다. ‘益口甘泉(익구감천)’이라는 글자 옆으로 중국에서만 사용되는 간체자들이 플라스틱 물병을 감싸고 있었다. 중국어가 쓰인 플라스틱 어구도 발견됐다. 어망을 가라앉혀 자리를 잡는 용도로 쓰이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바다 속에 있었는지 조개류가 플라스틱 덩어리를 집 삼아 살고 있었다. 중국산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후에도 쉽게 발견됐다. 일본에서 온 쓰레기도 발견됐다. 하와이에서 온 부표처럼 북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까지 왔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다로 흘러들어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첫 번째 정류장 같았다.
하와이와 중국, 일본 등 외국발 플라스틱 쓰레기도 충격이었지만 그 양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았다. 월정리 좁은 해변에서 짧은 시간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웠을 뿐인데 자루가 넘쳐났다. 놀라움은 경악으로 변했다. 90퍼센트 이상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일회용 음료 플라스틱병부터 빨대, 비닐 등 생활에서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쓰레기가 대다수였다. 월정해변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지역 주민들이 주변 환경관리를 하는 곳이다. 주변을 돌다 보니 한쪽 구석에 관광객들이 사용한 쓰레기가 한 무더기 쌓여있었다.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이나 물병이다. 담배꽁초처럼 작은 쓰레기는 해변이나 바위틈에서 더 잘 발견됐다. 이런 쓰레기들은 무게가 워낙 가볍다 보니 바닷바람에 쉽게 길과 해변에 나뒹굴었다.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이 좁은 해변도 이러할 진데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OCEAN CONSERVANCY>의 조사에 따르면 담배꽁초,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식물 용기, 병뚜껑, 플라스틱 음료병, 컵, 유리병, 캔, 빨대, 종이봉투 순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를 떠돌고 있는데 이들 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의 79퍼센트에 달한다고 한다.
바다에서 보이는 대부분 쓰레기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다. 연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바다 밑에 가라앉아 바다 생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화학반응으로 바다 속에 있는 독성물질을 품고 물고기의 먹이로 돌아간다. 인류가 만들어낸 쓰레기가 다시 인류에게 돌아오는 안타까운 순환과정이다.
최근 로드 아일랜드 대학에선 북극에 내리는 눈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쓰레기의 순환과정이 더 단순화됐다.
대안은 무엇일까? 생산, 정책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답이다. 쓰레기가 생산된 후에 수거하는 방법이 현 상황에서 필요한 건 사실이다. 쓰레기 문제는 생산부터 사용 후처리까지 모두 고려해야만 하는 복잡함이 있다. 생산에서는 문제가 되는 화석원료 재료의 대체가 시급하게 필요하다.
환경연합 해양서포터즈는 지난 8월 20~21일 제주 월정리 해변에서 해양정화 및 캠페인을 진행했다
캘리포니아는 2016년 빨대의 사용을 금지하고 2018년 비닐봉지의 사용을 금지했다. 쉬운 정책결정도 아니었고 업계의 저항도 심했지만,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결단을 내린 후 거리에선 버려진 비닐봉지를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빨리 구매하고 버리는 생활습관을 ▲신중히 구매하고 ▲잘 관리하고 ▲오래 사용하고 ▲고치고 다시 사용하는 습관으로 변화해야 한다.
인류에게 쓰레기는 불편함을 넘어 생존으로 다가왔다.
글・사진 /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해양 활동가